13년 전
전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기 전 근무 시간에 자주 회사 건물 옥상에 올라가서 여러 몽상으로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사람의 감정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기억이 없으면 감정도 없는 것 아닌가 그런데 왜 6년 다닌 이 곳에서 감정이 더이상 해소되지 않은채 계속 되새김질을 하는걸까 아 장소가 바뀌지 않으면 기억이 그대로 있고 기억이 그대로 있으니 감정도 그대로 있는 거구나 난 이곳을 탈출해야만 이 고리를 끊을 수 있겠구나’ 그리고 사무실에 책상에 앉아 있을 때면 ‘숲에서 땀을 흘리며 장작을 패는’ 내 모습을 자주 상상했다. 본능적으로 사무실을 답답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