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처음 올라왔을 때 다니던 교회가 있다.
그 교회에서 성도들에게 가끔 주는 선물 중 ‘붓글씨 성경’이 있었다.
본 적은 없어서 정확히 모르겠지만, 신구약 성경 전체는 당연히 아닐 것이고
아마 욥기나 룻기 같은 분량 작은 책일 것이다.
1년 반 정도 다니다가 교회를 옮겼고, 그 후로 시간이 5년 정도 흘렀다.
문득 그때 기억이 나면서 ‘필사 성경’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사성경을 파는 곳을 들어본 적은 없다.
설령 살 수 있는 곳이 있다 하더라도, 좋은 글씨의 필사성경은 당연히 매우 비쌀거다.
그냥 내가 쓰자고 결론을 내렸다.
나는 글씨를 잘 못 쓴다. ‘그래도 그냥 한 번 해보지 뭐’라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2013년 10월 5일에 성경필사를 시작했다. 올해 2025년 1월 16일에 완료했다.
글씨를 잘 썼더라면 좋았겠지만, 어떨 때는 또박 또박 쓰고(그래도 별로다), 어떨 때는 갈겨 썼다.
그때그때 마음 상태와 컨디션에 따라 글씨도 다르다.
그래도 ‘필사 성경’을 가지게 되었다. 12년 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