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사천 여행 계획

  • 8월 1일 (금)
    김포에서 9시 50분 비행기를 타고 사천(진주) 공항으로 비행
    사천에 내리면 먼저 항공우주박물관을 관람. 사진 좀 찍고.

점심은 사천에서 먹고, 진주로 이동.

진주에 도착하면 한낮일텐데, 조금 덥긴 하겠지만 한낮의 진주성을 좀 찍어주고
국립진주박물관 들려주고,
호텔 체크인 시간이 되면 호텔에 짐을 풀어두고 다시 진주 남강 구경도 하고 유등전시관도 들러주고
저녁 먹고 다시 진주성 사진 찍으러 고고씽 진주 야경을 만끽할 예정

  • 8월 2일 (토)
    진주역에서 저녁에 ktx를 타고 서울역으로 복귀할 계획이기 때문에
    아침부터 오후까지 일정을 생각해야 하는데, 이건 호텔에서 고민할 생각.
    개미님한테 자문도 구해보고, 날씨도 생각하고 해야지.

총 예산은 40만원. 1박 2일 혼자 여행하는 것치고는 좀 많이 책정했지만, 편히 쉬다오고 싶음.
올 때도 비행기 탈까…

진주/사천 여행 실행

8월 1일 금요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위에 적은 계획대로 움직였다.
짐은 전날 모두 꾸려두었고, 대충 입고 씻고 집을 나선 때가 7시 좀 넘어서였다.

비행기 출발 시간은 9시 55분(탑승 시각 9시 35분)이라서 지나치게 이른 시간이 아닌가 싶긴 했지만,
되도록 출근하는 사람들을 피하고 싶어서 그냥 일찍 집을 나섰다.

서초역에서 2호선을 타고 홍대입구로 이동. 바로 공항철도에 올라서 김포 공항에 내렸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시간이 걸렸다.
너무 일찍 나온 것 아닌가 생각했던 것이 무색하게, 1시간 남짓 시간이 남았다.

사천행 진에어는 이미 모바일 체크인을 끝낸 상태였고,
백팩 하나에 카메라 가방 하나를 들고 가는터라 부칠 짐도 없었다.
보안검색대는 바이오체크인 등록이 되어 있어서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탑승구로 이동할 수 있었다.

사천공항에 도착하려는데 비행기가 산들 사이로 내려간다.
여러 공항을 갔지만, 이런 경험은 생소하다.
바다 사이, 들판 사이, 민가들 사이로 내려가는 경험은 익숙한데
바로 밑에 산봉우리들이 보이는 그 사이로 비행기가 내려가는 경험은 신선했다.
아무래도 공군 활주로를 민간공항으로 같이 쓰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공항에 내리니 철조망과 장갑차가 보인데. 이건 틀림없이 군공항이다.

사천시내로 가는 버스를 탈까 잠깐 고민하다가, 서울과 다르게 배차시간이 긴 것을 보고 그냥 걷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사천에서 진주 호텔로 이동할 때 한번 택시를 이동한 것 외에는
출사 기간 내내 걸어 다니게 되었다.)

1~2km 정도 걸으니 사천시내다. 네이버에서 식당을 몇 군데 검색했었는데, 하나도 기억 안난다.
네이버 지도 펴놓고 그냥 대충 식당이 있을만한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사천읍장이라는 곳이 눈에 띄길래 당연히 식당이 있겠거니 하고 갔는데
그냥 옷가게들이나 잡화점들만 보이고, 딱히 식당이 안 보인다.

시내를 이래저래 방황하다가 해장국집이 있길래 들어가서 국밥 한 그릇 먹고 나왔다.
그리고는 원래 가고자 했던 ‘사천항공우주과학관’으로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섭씨 35도가 넘는 한여름 대낮에 5~6km 정도 걸으니 목적지에 도착했다.

입장권(4~5천원쯤 했던 것 같다)을 구매하고, 정문에 들어가니 비행기들이 줄지어 서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경비행기라고 하는 ‘부활호’를 시작으로 해서, 과거 대통령 전용기도 있고
F16 같은 전투기들도 있다.

과학관 실내에 들어가니 항공과 우주에 관련된 컨텐츠들이 있다.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화성 로버의 실제크기 모형과 화성 거주 모듈, 그리고 우주정거장 모듈의 모형이었다.
아이들이 안에 들어가서 우주복도 입어보고 실제로 체험하면서 신나하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과학관을 나와서 박물관으로 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한국전쟁 참전 국가들의 군복들과 태평양전쟁의 일본 군복, 총포등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마지막 건물인 산업박물관으로 갔다.
가기 전에는 항공우주과학관과 항공우주박물관만 있는줄 알고 갔는데, 사람들이 어디론가 가길래 그냥 따라 갔다.

산업박물관에서 T-50 고등훈련기 모형을 보고는 너무나 감회가 새로워서, 한참을 쳐다보다가 왔다.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최초의 전투기(에 버금가는) 훈련기이다.
국방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KAIST 선배들과 여러 연구소들이 개발했다.

지금은 T-50을 기반으로 개발한 FA-50 경전투기를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무조건 미국이나 러시아의 설계를 받아서 개발해야만 하는 나라였는데
정말 격세지감이다.

관람을 마치고 나와서, 카카오택시를 불러서 진주로 향했다.
남자 혼자 타서 그런지 운전을 굉장히 터프하게 하신다.
비행기 타고 와서 땡볕에 한참을 걸어서 좀 어지러워서 천천히 가달라고 이야기 할까 하다가
상남자답게 걍 가만히 있었다.
한마디 말도 없이 30분쯤 차를 달려 진주성 앞의 호텔에 도착했다.

조금 이르지만 바로 체크인을 하고 14층 객실에 짐을 풀었다.
창밖을 내다보니 바로 진주성과 남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예약을 할때만 해도 이렇게 뷰가 좋은 호텔일지는 생각도 못했던지라 공돈 번 기분이었다.

날이 너무 더워서 일단은 좀 쉬었다.

진주성 출사 계획은 대충 세우고 갔었는데,
첫날 주간에 진주성을 한바퀴 돌면서 촉석루와 의암 등 사진을 찍고,
저녁 먹은 다음에 야간에 진주성을 한번 더 사진 찍고, 남강을 건너 건너편에서 촉석루 사진을 찍을 계획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다시 남강 건너편에서 촉석루 사진을 찍는 것으로 진주성 출사를 끝낼 생각이었다.

4시~5시 사이에 호텔을 나섰다.
촉석문 앞 공원에서 진주성 사진을 좀 찍은 뒤
입장권을 사서(2천원이었던 듯), 진주성에 들어갔다.

먼저 촉석루에 갔다. 국민학교 수학여행 때였는지 중학교 수학여행 때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대략 30년전에 방문했던 곳이다.
촉석루에 들어가니 왼쪽 의암 / 오른쪽 의기사 표지판이 있다.

의기사는 처음 듣는데 왼쪽에 길은 안 보여서 그냥 오른쪽으로 갔다.
논개 사당이었다. 난 크리스천이라 향을 피우지 않는다. 향 냄새가 나는 곳도 어지간하면 피한다.
사당 안에 들어가지는 않고 사진을 찍고 다시 돌아왔다.

의암 표지판이 있던 것을 떠올리고선, 길은 없어 보이지만 그냥 성벽 쪽으로 향했다.
약간 좁은 계단이 보였고, 따라서 내려가니 절벽으로 나가는 문이 있다.

그 문을 나서니 의암을 향해 내려가던 길이 있는데, 기억속 모습과 정확히 일치한다.
촉석루는 기억이 안나지만 의암과 의암으로 가던 길은 기억에 남아 있었는데 30년이 흘렀어도 그 모습 그대로다.
당시 애들이 의암으로 건너가서 뛰놀았던 것이 기억이 나는데 아마 난 겁이 많아서 못 건너갔을 거다.
이번에도 뭐 굳이 의암으로 건너가지는 않고 여기 저기 사진을 찍고 올라왔다.

진주성을 슬슬 걸어가면서 여기 저기 사진을 찍고
사진으로만 봤던 천자/지자/현자총통 모형을 실제로 보고, 1차 진주성 전투에서 현자총통이 엄청난 활약을 했던 기억도 되새겼다.

진주성을 걷는 내내 김시민 장군, 황진 장군 생각을 했다.
특히 2차 진주성 전투의 그 희생으로 인해서 호남이 무사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가졌다.

진주성 안에 진주국립박물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간지라 박물관에 갔다.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다음에 꼭 다시 가보고 싶다.

나와서 저녁을 먹고 숙소에서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 8시쯤 야간 출사를 나섰다.

야간 진주성은 무료입장이다. 그런데, 촉석루 등의 문화재는 출입금지다.
좀 돌다보니 그냥 공원을 도는 느낌이고 사진도 딱히 찍을 게 없어서 바로 나왔다.

남강을 건너서 건너편에서 운동하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카메라 들고 산책했다.
그러다가 촉석루와 유람선이 보이면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저녁 산책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서 다시 씻고 컵라면 하나 끓여먹고 잤다.

다음날 일어나서 다시 남강을 건너서 산책하면서 사진을 찍고, 진주성 공북문 방향으로 돌면서 사진을 찍고 숙소로 돌아왔다.
호텔 편의점에서 빵과 커피를 사서 아침을 대충 때웠다.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카운터에 맡겨둔 뒤에 논개시장으로 향했다.
티셔츠를 갈아 입고 나왔는데, 더운 날씨에 짐을 다 들고 걸으면 땀으로 난리가 날 것 같아서, 러닝셔츠를 사고 싶었다.
논개시장 안에서 티셔츠 속에 받춰입을 옷을 한벌 사서 화장실에서 입고는 호텔로 향했다.

짐을 찾고 진주성 공북문으로 다시 향했다.
진주성 공북문 방향으로 빙 돌아서 남강을 건너서 유등전시관에 갔다.

입장료를 내고(얼마였는지 기억 안난다), 유등들을 구경하고
옛진주역으로 향했다. 거기에 철도박물관이 있다고 한다. 사실 철도박물관은 진주가 아니더라도 볼 수 있는 곳은 많다.
그래도 딱히 갈 곳도 없고 할 것도 없기에 진주역 KTX역으로 향하는 도중에 동선을 그렇게 잡았다.

철도박물관을 나와서 점심을 먹고
가좌산 숲길의 수목박물관을 다음 목표지점으로 삼고 한시간쯤 걸었다.

그런데 수목박물관이 닫았다. 그리고 박물관 뒤로 가는 숲길도 막혀 있다.
이 숲길을 통과해서 경상대로 갈 수 있는 것 같아 보이는데 정확하지는 않다.
여튼 돌아나와서 큰길을 따라 다서 한참을 걸어서 경상대 앞쪽을 지나 진주역까지 걸었다.

첫날 걸은 거리가 총 20KM 정도 되고,
이날 걸은 거리가 총 16KM 정도 된다.

첫날은 한 절반 정도가 배낭을 매고 걸은 거리지만, 둘때날은 대부분 배낭과 카메라를 가지고 걸은 거리다.
근데 딱히 힘들다기 보다는 상쾌한 기분이었다.

진주역에서 대충 3시간 정도 대기하고, 5시 30분경 KTX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하니 9시가 넘었다.

이렇게 매크로 렌즈 구입기념 1박 2일 출사가 끝이 났다.

그리고 8월 14일(목)~15일(금), 1박 2일 출사 계획을 또 세웠다.
이번에는 남원 - 전주 출사다.

이렇게 여름휴가를 두번에 나눠서 보내게 됐다.